전국 동시 5분 소등도 하나의 불빛부터!
한 사람이 5분동안 끈 불빛으로 절약되는 에너지의 양은 미미하지만 모두가 같은 시간에 함께 행동한다면 석탄화력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두 달 동안 전국의 불빛을 끄기 위해 직접 발로 뛴 2017년 하계 인턴 박정우(상명대학교 전기공학과 4학년)와 2016년 하계 인턴 이영현(안양대학교 도시정보공학과 3학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좌) 2016년 하계 인턴 이영현 (우) 2017년 하계 인턴 박정우
소등 요청의 달인
Q. 에너지시민연대 인턴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박정우 : 생활 속에서 에너지시민연대와 자주 만나게 되었다. 2016년에 제13회 에너지의 날 행사를 본 이후 학교 교양수업에서 우연히 에너지시민연대 홍혜란 사무총장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에너지의 날과 홍혜란 사무총장님과의 만남이 강렬하게 남아 에너지의 날 인턴을 뽑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지원하게 되었다.
이영현 : 작년 5월에 에너지시민연대에서 진행하는 이 시대에 참 에너지인 워크숍을 들었다. 워크숍에서 알게 된 에너지의 날 전국 동시 5분 소등이 신기했다. 에너지의 날 인턴으로 5분 소등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다.
Q. 에너지의 날 전국 동시 5분 소등을 위해 전국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대학교, 랜드마크, 기업, 교통, 금융, 병원, 호텔, 유통, 언론사 등에 유선으로 동참요청을 하고, 서울광장의 에너지의 날 행사를 위해 직접 방문하여 소등요청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박정우 : 시청주변의 가게와 건물들에 소등을 요청할 때 더운 날 고생이 많다며 응원해주는 곳도 많이 있었다. 또한 방문을 했을 때 우리가 소등하는 것으로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다며 소등을 거부한 곳도 있었다. 부정적인 반응이 있는 곳은 그 불 빛 하나하나가 모여서 결국 ‘전국 동시 5분 소등’을 만든다는 것을 알리며 설득을 했다.
이영현 : 에너지의 날 5분 소등을 위해 광장주변 건물들을 수차례 방문한다. 한번은 오전에 식당을 방문하였는데 바쁘다고 하여 참여요청서만 전달했었다. 오후에 그 가게를 다시 방문했을 때 참여 요청서가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어떻게 하면 가게 주인들이 관심을 갖게 하고 소등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를 더 고민하며 대상의 특성에 따라 소등 요청 방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Q. 대상별 맞춤 설득이 효과 있었는지?
이영현 : 확실히 효과가 있다. 식당, 카페, 회사의 목적이 다르다. 밤 9시가 중요한 시간인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이런 특징들을 생각해 식당은 개장시간과 점심, 저녁시간을 피해 방문하고, 카페에는 '불을 끄고 양초를 켜서 분위기를 내는 것은 어떠세요?' 회사에는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지 말고 퇴근하는 것이 어떠세요?' 와 같이 제안하여 참여수락서를 많이 받았고 실질적인 참여를 이루어냈다.
<2017년 자원활동가 다큐멘터리 「내일」 상영회> <2017년 에너지절약 1차 거리캠페인>
5분만 불을 꺼봅시다!
Q. 이영현씨는 2016년 하계 인턴으로 활동했었고, 2017년 자원활동가로 다시 한 번 함께 활동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영현 : 제13회 에너지의 날 소등을 위해 2달을 뛰어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당일 서울광장의 내 담당 구역 소등을 확인하느라 불이 꺼지는 그 순간을 보지 못했다. 서울광장의 소등 장면을 내 눈으로 꼭 보고 싶었다. 올해는 서울행사 객석에서 소등을 확인했다. (제13회 에너지의 날 소등팀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작년 소등이 미진했던 건물들까지 조명이 다 꺼지니 큰 감동이 있었다. 서울광장 전체가 소등 되니 뿌듯한 마음과 함께 벅차고 멋있었다.
Q. 소등팀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 밤 9시부터 5분이다. 두 달 간의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5분동안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기분인지 궁금하다.
박정우 : 소등하는 5분간은 꺼야한다는 생각만 있었다. 내가 담당한 구역에 불이 켜져 있으면 무조건 달려가 불꺼주세요! 외쳤다. 모두 소등에 동참하기로 한 곳이지만 시간을 깜빡한 경우가 있다.
이영현 : 공감한다. 광장주변을 돌아다니며 '불꺼주세요!' 하면 '아, 맞다!' 며 꺼주신다.
박정우 : 9시부터 바쁘게 서울광장 주변을 돌면서 깜깜해진 것을 보고 두 달 동안의 보람을 느꼈다. 5분이 지나고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면서는 약간 허무한 것도 있었다.
이영현 : 불이 켜진 곳을 보고 뛰어가던 도중에 5분이 끝나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Q. 작년과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에너지의 날 소등에 청와대가 함께했다는 것이다. 꾸준히 소등 요청을 했었던 곳인데 어떻게 소등 협조를 받았는지 자세한 스토리가 궁금하다.
박정우 : 일단 청와대에 연락이 닿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국민신문고에 음성을 남기고, 게시판에 글도 쓰고, 청와대 SNS에 쪽지도 보냈다. 지난해까지 청와대에 동참을 요청했지만, 안 되었던 곳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에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했다. 결국 국민신문고에서 동참하겠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답을 받은 기쁨에 확인하자마자 '청와대에서 답변이 왔습니다!' 고 소리쳤던 기억이 난다.
에너지시민연대와 함께한 뜨거운 여름
Q. 에너지시민연대로 시민단체를 처음 경험해봤을 것 같다. 시민단체에 대해 갖게 된 생각이 있나?
박정우 : 에너지의 날을 에너지시민연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만들어간다고 느꼈다. 서울에서 지역의 랜드마크에 소등요청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여수EXPO 같은 경우 처음에 참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에너지시민연대 회원단체인 여수YMCA에 협조를 요청하여 결국에는 수락을 받게 되었다. 모두의 노력이 모여 에너지의 날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영현 : 에너지시민연대로 시민단체를 경험해 보기 전, 공익적인 활동에 대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지 몰랐다. 시민단체 통해서 캠페인을 경험해보는 것이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 같다.
Q. 에너지시민연대와 함께하며 얻은 것이 있다면?
이영현 : 2016년 하계 인턴을 하고 환경에 관심이 생겨서 관련된 대외활동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대외활동을 지원 할 때 에너지의 날 5분 소등을 얘기하면 심사위원분들이 감동을 받고 좋은 평가를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에너지시민연대를 계기로 더 많은 경험을 쌓게 되었다고 본다.
박정우 : 면접이나 자기소개서를 쓸 때 대학생활에서 가장 성취감 있는 일을 쓰라고 하면 고민없이 에너지의 날 인턴을 이야기 할 것 같다. 사회생활도 많이 배우고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하는 것도 수월해졌다.
이영현 : 에너지의 날 소등팀을 하면서 설득의 기술(소등요청)과 엑셀 실력(소등참여대상 정리)을 얻게 되었다.
Q. 마지막으로 에너지의 날을 5글자로 표현하자면?
박정우 : 모두의 노력. 에너지의 날은 혼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의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직접 발로 뛰며 에너지의 날에 일조했다는 것이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이영현 : 에너지쟁이라고 하고 싶다. 작년에 인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갔을 때 에어컨 온도를 제일 낮게 설정한 강의실과 불 켜진 빈 강의실을 볼 때마다 습관처럼 설정온도를 올리고 불을 껐다. 그래서 친구들이 에너지쟁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내가 그랬듯이 에너지의 날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쟁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입력 : 2017-09-01
작성 : 에너지시민연대 / enet700@enet.or.kr